자동차 충돌시험에 쓰이는 인체모형을 더미라고 불린다. 키는 178㎝에 몸무게 78㎏. 더미가 처음 만들어진 미국에서 정해진 성인 남성 규격이다. 성인 몸무게이다 보니 운반용 의자가 따로 있다. 더미에는 150개나 되는 측정 채널이 있고, 5개을 축으로 이루어진 목 센서, 가속도와 에너지 센서 등이 머리와 목, 등뼈와 늑골 사이, 골반과 팔꿈치, 대퇴부, 발 등 곳곳에 내장되어 있다. 더미는 1949년 우주실험에 쓰이기 위해 개발됐다. 이어 방사선 실험 등 과학실험에 쓰이기도 했다. 차량 충돌시험에 쓰이는 더미가 가장 복잡하다. 각 부위에 센서를 장착, 충돌시 얼마나 많은 충격을 받는지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정면 충돌 충격 시험에 쓰이는 정면 더미는 이마 부분에, 후면 더미는 목 부분에, 측면 더미는 어깨 부분에 더 많은 센서가 부착된다. 충돌하면서 더미 안의 수십여개 센서가 제 위치에서 벗어난다. 그러면 머리, 목, 가슴, 팔, 다리 등 7개 부분으로 분리해서 고친다. 그러나 갈비뼈 등 뼈대를 구성하는 금속 구조물이 고장나면 이 부분만 고치는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어느 부위를 고치는 특수장비인가에 따라 값이 200만∼1000만원이다. 더미 자체는 더 비싸다. 정면 더미는 6000만∼7000만원이다. 가장 비싼 것은 임산부 더미와 후면 더미로 8000만∼1억원 수준이다.3·6·12세 어린이 더미도 크기는 작지만 일반 정면 더미와 값은 같다. 남성 평균 더미는 법규상 반드시 자동차 제조·충돌시험에 쓰이지만 나머지 더미는 선택사항이다. 그러다 보니 주문 제작이다. 하나의 새로운 자동차가 탄생되기 전까지는 수많은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 가운데 충돌 시험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더미(Dummy)이다. 사람과 똑같은 모습, 똑같은 체구, 똑같은 무게를 가진 인체모형 더미가 사람 대신 시트에 앉혀진다. 이들은 안전벨트를 매고, 운전대 위에 손을 얹고, 전방을 주시하게 된다.
정면충돌의 상황. 강력한 와이어와 모터에 의해 더미가 탄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려와 엄청나게 두꺼운 콘크리트 벽면에 그대로 부딪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불과하지만 초고속 카메라는 찌그러지는 자동차와 더미의 사소한 움직임까지 잡아내며 그 차가 얼마나 안전하게 사람을 보호하는지 관찰한다. 이때가 바로 더미의 역할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이다.